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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학

생리학에 관하여 - 인체의 항상성

by dodorable 2025. 3. 14.

1. 항상성의 정의

 인체의 생리 상태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내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생명현상을 항상성이라 한다. 인체의 내부 환경이라 하면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세포외액을 뜻한다. 생체로서의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장기와 조직의 생리적 상태가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혈액의 pH나 심장의 박동, 혈압, 신경계의 자극 전달 기능, 체온, 체액의 삼투질 농도 등이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인체 전체의 생리현상이 유기적인 관계에서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된다.

 인체의 세포는 세포 내, 외의 환경이 엄격하게 구분되어 유지된다. 세포외의 환경은 세포외액에 존재하는 물질들의 농도가 유지되어야만 지켜질 수 있다. 예를 들면 혈액의 pH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혈액 내 전해질과 단백질, 수분의 농도가 일정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인체는 내부의 환경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세포 간, 조직 간, 기관 간 작용을 조절하는 신호 전달체계를 갖고 있는데 신경계와 내분비계가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면 탄수화물을 섭취하여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가 올라가면 이를 줄이기 위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포도당을 세포 속으로 집어넣는다. 이러한 조절이 계속되고 혈액의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계속 사용되면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가 떨어지게 되어 위험해지므로 다시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혈당을 올리게 된다.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 증가는 혈액의 흐름과 화학적 성질을 변화시키므로 항상성 유지를 위하여 내분비계가 바로바로 작동하여 혈중 포도당 농도가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항상성이 유지된다고 하여 반드시 내부의 환경이 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내부의 환경은 단지 정상을 유지하기 위하여 부단히 움직이면서 조절되고 있는 것이며, 이에 따라 대사산물들의 농도나 에너지 수위는 지속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를 동적 불변성 상태라 한다. 이렇게 생체 내부 조직은 각 기관의 활성이 정상에서 벗어난 경우 조절하기 위한 여러 가지 기전을 가지고 있으며 이 기전들의 조화에 따라 생체의 리듬은 변화한다.

 

2. 항상성을 위한 인체의 조절계

2-1. 되먹임 조절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체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이 정상으로부터 벗어나는지를 감시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정상으로부터 벗어나는 현상은 몸 어느 곳에서나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감지기는 서로 다를 수 있지만, 이 신호를 전달받아 통합하고 판단하여 명령을 전달하는 곳은 고위 통합 중추이다. 또한 통합 중추로부터 전달되는 명령을 수행하는 효과기는 역시 감지기와 마찬가지로 각각 다른 기관이 된다.

 예를 들면 감염이나 운동 등으로 우리 몸속에서 에너지 생성이 많아져 체온이 올라가게 되면 피부의 감지기와 신체 내부의 감지기에서 열을 감지하여 그 신호를 뇌의 통합 중추로 보내고 뇌는 땀샘을 열어 체온을 낮추도록 한다. 이렇게 감지기에서 느낀 상황이 반대로 조절되는 이러한 현상을 음성 되먹임 기전이라 한다. 신경에서 자극 전달을 하는 섬유의 활성이나 혈중 호르몬의 농도를 조절하는 체계는 대부분 음성 되먹임기전에 의한다.

 인체에서 볼 수 있는 되먹임 조절에는 음성의 조절 기전이 절대적으로 많지만 양성되먹임 기전도 가끔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감각기에서 받아들인 자극이 최종적으로 증폭되어 나타난다. 예를 들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은 출산 시 자궁을 수축하여 분만을 유도하는 호르몬으로 분만 시기가 되어 옥시토신이 분비되면 임산부에서 진통이 시작되고 이 진통이 옥시토신의 분비를 더욱 촉진하여 자연분만을 유도하게 된다.

2-2. 반사

 인체의 항상성 유지는 반사라는 기전을 통해서도 실현될 수 있다. 반사란 감각기를 통해 들어오는 자극에 대하여 무의식중에 일으키는 반작용을 뜻한다. 예를 들면 길을 걷다가 못에 발을 찔렸을 경우는 전혀 학습이 되지 않은 어린아이라도 무의식적으로 회피 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는 유해자극으로부터 인체를 격리시켜 보호하려는 자연적인 반사기전이다. 그러나 반사기전 중에는 학습이나 연습으로 인하여 일정한 자극에 대하여 일정한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도 많다. '파블로브의 조건반사'가 대표적인 예이다. 

 운동선수가 경기 도중 시시각각 취하는 행동은 오랜 연습에 의하여 익혀진 것일 수 있으며 학동기 아동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하는 숱한 일련의 움직임들이 모두 학습된 반사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반사행동은 우리의 몸을 일정하고 안전한 균형 조건 하에 두기 위한 항상성 유지기전의 일종이다. 인체의 반사 시스템은 자극을 받아들이는 감각기와 자극을 중추로 전달하는 감각신경, 정보를 판단하고 명령을 내리는 중추, 명령을 전달하는 운동신경, 명령을 수행하는 효과기로 구성된다.

2-3. 화학전령

 항상성 유지를 위하여 뇌와 기타 신체 부위 또한 각 신체 부위 간의 교류가 일어나려면 세포 간 통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세포 간 통신은 주로 화학전령에 의하여 이루어지게 되는데, 인체에서 신경계와 내분비계를 통하여 신호가 전달되는 체계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감각기로부터 뇌로 혹은 뇌로부터 다른 신체 부위로 자극이 전달될 때는 신경세포 말단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이라는 화학전령에 의해서 세포 간의 통신이 이루어진다. 신경계를 통하여 일어나는 기관 간 통신의 속도는 매우 빠르게 전달되는 반면 보다 느린 세포 간 통신수단으로는 혈액을 통하여 분비되는 화학전령인 호르몬이 있다. 내분비계라 불리는 호르몬 분비기관들이 신체의 각 곳에 존재하여 인접한 혈관으로 호르몬을 분비하게 되고, 호르몬은 혈액을 타고 소위 '표적기관'이라 불리는 기관의 세포에 도달하여 생리작용을 일으키게 한다.

 신경계와 호르몬은 멀리 떨어진 부위 간의 소통을 맡아보는 역할을 하지만 인체에서는 바로 옆에 있는 세포들과의 통신을 담당하는 물질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렇게 적절한 자극에 의하여 한 세포에서 생성되어 인근 세포로 분비되어 작용하는 물질을 인분비 물질 혹은 측분비 물질이라 한다. 인분비 물질들 중 일부는 물질을 합성한 바로 그 세포에 다시 작용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경우는 자가분비 물질이라고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