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조
인체의 소화기, 생식기, 요관의 안쪽 벽과 혈관의 벽, 동안근, 모낭근 등을 이루는 근육들은 골격근과 달리 겉보기에 뚜렷한 가로무늬가 없어 평활근 혹은 민무늬근이라 한다. 평활근은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는 불수의근으로서 골격근과 마찬가지로 미오신과 액틴 분자의 슬라이딩에 의해 수축되나 수축 경과가 느리고 수축력은 약하며 지속적이고 피로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평활근세포에는 근원섬유가 존재하지 않으며 근절과 Z선도 보이지 않는다. 대신 농염체라고 불리는 단백질이 존재하고 있다. 농염체는 중간필라멘트에 의해 세포막 안쪽에 부착되어 있다. 중간필라멘트는 골격근에서는 볼 수 없는 필라멘트로서 근수축에는 참여하지 않고 세포 골격을 유지하는 단백질의 일종이다. 나머지 두 필라멘트는 액틴과 미오신 필라멘트로서 근수축의 기구이다. 미오신은 보다 굵고 짧은 형태이며 액틴은 가늘지만 골격근에서의 것보다 길다. 액틴 필라멘트에 트로포닌은 부착되어 있지 않지만 트로포미오신은 결합되어 있다. 또한 미오신 분자에 비하여 액틴 분자의 수가 골격근에서보다 훨씬 많다. 미오신과 액틴은 결합다리를 형성하여 농염체에 부착되어 있다.
2. 수축기전 및 특성
평활근은 골격근의 근수축 단위와는 달리 트로포닌을 함유하고 있지 않으므로 액틴 필라멘트가 활주기전을 선도하지 못한다. 대신 평활근의 미오신이 인산화되어 액틴과의 상호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미오신의 인산화는 미오신키나아제에 의하여 수행되고 미오신키나아제는 세포질의 칼슘 농도가 증가하여야 활성화된다. 평활근의 세포질에는 칼슘과 결합하기 쉬운 단백질인 칼모듈린이 존재하여 외부로부터 유입된 칼슘을 받아들여 미오신키나아제로 연결하는 2차 전령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 단백질은 골격근의 트로포닌-C와 마찬가지로 칼슘과의 결합력이 우수한 단백질이다.
평활근 수축에 필요한 칼슘은 세포외액으로부터 세포막의 칼슘이온 채널을 통해 들어오거나 세포 내의 근소포체로부터 유리된다. 근세포막에서 발생한 활동전위가 근소포체로 연결되어 칼슘을 방출하게 한다. 세포외액의 칼슘 농도가 세포내액에 비하여 10,000배 정도 높으므로 칼슘이온 채널이 열리면 비교적 신속하게 칼슘이 유입될 수 있다.
골격근에서는 한 번 활동전위가 일어나면 다량의 칼슘이 세포 내로 유입되어 액틴-미오신 필라멘트에 부착되어 있는 거의 모든 트로포닌을 포화시켜 강력한 수축이 유도되지만 평활근에서는 많은 자극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필라멘트만 수축을 하게 된다. 따라서 세포질 내의 칼슘의 농도에 비례하여 근수축 필라멘트가 반응하게 되고, 이로 인한 다양한 수준의 장력이 발생하게 된다.
평활근 세포 내의 근소포체는 골격근에 비해 잘 발달되어 있지 않고, 종주세관(T세관)도 없어 칼슘의 유입이 느리기 때문에 수축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골격근에 비해 30배 정도 느리다. 수축을 위한 ATP 분해와 필라멘트들의 이동 역시 느리며 세포질 내 칼슘이 외부로 배출되거나 근소포체로 회수됨으로써 일어나게 되는 이완 속도도 느린 편으로 단일 연축 곡선이 발생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길어진다. 그러나 느린 수축기전이 수축 강도를 약하게 하는 원인은 아니다. 느리기 때문에 오히려 ATP를 적게 소비하면서 장력을 오랫동안 유지하게 되고 피로가 덜 오게 된다. 평활근은 긴 시간 동안 지속되는 수축반응에 더 적합하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골격근에서는 순간적으로 강한 수축을 일으켜야하므로 크레아틴과 같은 에너지 저장원을 가지고 있지만 평활근에서는 이러한 에너지원이 필요하지 않으며 산화적 인산화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수축에너지를 충당하거나 해당 과정을 통해 나온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3. 평활근 수축의 조절
평활근의 수축은 자율신경에 의해 조절된다. 자율신경계의 말단은 세포 표면에서 여러 개의 가지를 치고 가지의 중간중간이 부풀어 올라 팽대부를 형성하게 된다. 팽대부에는 미토콘드리아와 신경전달물질을 내포한 소포들이 존재하는데 자율신경계를 통해 활동전위가 전달되어 오면 소포에서 신경전달물질이 배출된다. 신경전달물질은 평활근 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체에 결합하고, 수용체는 세포 내의 신호전달체계에 영향을 주어 활성을 나타내게 한다. 교감신경계 말단에서 분비되는 노어에피네프린이라도 어떠한 세포에서는 근수축을 일으키고 다른 세포에서는 근이완을 일으키는데 이는 노르에피네프린이 세포 표면의 수용체 중 어떤 것에 결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혈관근에서는 알파1-수용체에 결합하면 근수축을 일으키지만 베타2-수용체에 결합하면 근이완을 일으킨다.
평활근은 호르몬이나 기타 다른 요인들에 의하여 영향을 받게 되는데 근세포 표면에는 호르몬 수용체들이 다양하게 존재하여 근수축을 조절하게 되며 인분비를 통해 나오는 산화질소는 평활근을 이완시키는 물질이다. 그 외에도 세포외액의 이온농도의 변화, 산도 등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골격근보다 더 많은 외부 요인에 의하여 근수축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평활근의 종류
평활근은 기능에 따라 두 종류로 나눈다. 소화기, 생식기, 요관의 안쪽 벽과 작은 혈관의 벽 등을 이루는 근육은 단일단위 평활근이라 하여 인접 세포들 간에 많은 간극결합을 가져 세포 간 연락이 긴밀하므로 심근과 같이 동시에 수축한다. 또한 심근과 매우 유사하게 단일단위 평활근의 일부 세포들은 자발적으로 활동전위를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보이는데 이로 인하여 유발된 활동전위는 주변의 세포로 전달되어 동시에 많은 세포들이 수축하게 된다. 이런 성질의 평활근을 자발적 평활근 또는 근원성 평활근이라고도 한다.
단일단위 세포들은 안정막 전위가 일정하지 않고 유동적이며 그 중 일부는 규칙적인 간격으로 역치에 도달하여 활동전위를 일으키고, 일부는 느린파동을 일으켜 일정 주기마다 역치자극을 일으켜 활동전위를 만들게 된다. 관 모양의 내장근육을 구성하고 있는 단일단위 평활근은 수축함으로써 관 내압을 증가시키고 관 안의 물질들을 앞으로 밀어내게 된다. 위장관에는 여러 개의 박동조율기들이 존재하여 신경의 자극이 없어도 규칙적으로 수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자발적으로 수축이 일어나기는 해도 근세포에 닿아 있는 자율신경들의 흥분에 의하여 그 빈도나 강도가 조절될 수 있다.
다단위 평활근은 세포간극에 의해 연결되지 않으므로 세포들이 독립적으로 기능을 수행하고 자발적인 활동전위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평활근은 신경계의 흥분이 전달되어 와야 활동전위가 일어나는 신경원성 수축을 수행하는 비자발적 평활근이다. 그러므로 다단위평활근의 표면에는 자율신경의 가지가 많이 분포한다. 인체에서 다단위평활근은 큰 혈관의 벽, 폐의 기도, 동안근, 홍채근, 모낭근 등 인체의 각 곳에서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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